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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살찌는 위기' 출산·폐경 잘 넘기려면
임신중 20kg 이상 늘면 위험
빨리걷기 등 가벼운 운동부터
여성은 일생에 두 번 체중이 크게 불어날 위기를 맞는다. 첫째는 임신과 출산 이후 산후 조리의 실패 둘째는 중년 이후 찾아오는 폐경이다. 적정 체중을 평생 유지하는 것은 미용 뿐 아니라 건강과 장수의 첫째 요건이다.
◇산모의 체중 저류를 줄이려면=우리나라 여성은 임신 중 체중이 평균 12.5㎏ 늘어난다. 이는 임신부와 태아의 정상적인 발달을 돕기 위한 자연스러운 생리적 현상. 여기엔 태아.태반.양수 무게가 포함돼 있다. 그러나 임신 중 체중이 20㎏ 이상 증가하는 것은 임신부와 태아 모두에게 해롭다.
우선 임신성 당뇨병.임신성 고혈압 등 질병과 유산 위험을 높인다. 체질량지수(BMI)가 19~24.9인 정상 체중 여성의 유산 경험률은 11%인데 반해 28 이상인 비만.과체중 여성은 15%에 달한다. 거대아를 낳을 가능성과 제왕 절개를 통한 분만 가능성도 증가한다.
출산 후 비만의 가장 큰 원인은 체중 저류(출산 후 빠지지 않고 남는 체중)다. 임신.출산 후 5㎏ 이상 체중 저류를 경험하는 여성은 전체 출산 여성의 14~20%에 달한다.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김선미 교수는 "체중 저류는 임신 중 체중 증가량.임신 전 체중.산모 나이.모유를 먹이는지 등에 달려 있다"고 설명한다.
예컨대 임신 중 체중 증가가 9㎏에 그친 여성은 체중 저류가 1.4㎏으로 체중이 24㎏이나 늘어난 여성(8㎏)보다 월등히 적었다. 또 26~34세 산모의 출산 1년 후 평균 체중 저류는 1.4㎏인데 비해 35세 이상 산모는 2.9㎏이었다. 이밖에도 모유를 먹이면 하루 5백㎉의 열량이 소모돼 체중 저류를 줄일 수 있다.
출산은 여성에게 살찌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장스여성병원 이인식 원장은 "보양식을 먹고 몸을 움직이지 않는 전통적인 산후조리 방식은 산모의 체중 조절에 극히 불리하다"며 "산후 초기엔 가볍게 걷는 운동으로 몸을 움직여주고 출산 6~8주 후엔 운동량을 늘릴 것"을 주문했다.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폐경기=폐경 이후엔 특히 복부(내장) 비만이 두드러진다.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관우 교수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복부지방 분해 효과가 있다) 부족과 함께 신체 활동과 기초 대사량이 줄어드는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여성의 복부 비만 기준은 허리 둘레 85㎝ 이상.
폐경 여성의 복부 비만은 심장마비.협심증 등 심장병 발생 위험을 높인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윤병구 교수는 "40대까지 남성의 심장병 발생률이 여성보다 압도적으로 높지만 50대 이후 비슷해지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말한다. 폐경 후 여성이 체중 조절에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섭취하는 열량을 줄여야 한다. 젊은 여성은 하루 2천㎉ 정도가 필요하지만 폐경 후 여성은 1천5백㎉면 적당하다. 그렇다고 심한 다이어트는 골다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우유.요구르트.치즈.멸치 등 칼슘이 풍부한 식품을 자주 먹어야 한다.
폐경 여성이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으론 걷기가 적당하다. 평소 속도보다 약간 빠르게 매주 3회 이상 30분씩 걸으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가사 일을 하면서 더 많이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다. 주방 일을 할 때는 허리를 곧게 펴고 아랫배를 당긴 자세로 싱크대 앞에 서며 청소는 조금씩 자주 하되 발뒤꿈치를 살짝 들고 진공청소기를 돌리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