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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아도 태아치료하면 정상인으로 출산 가능"
"기형아도 태아치료하면 정상인으로 출산 가능"
(서울아산병원 김암 교수)
"태아치료는 인명 경시를 불식시킬 의료 기술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지난 11일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서울아산병원에 태아치료센터가 문을 열었다. 소장으로 부임한 산부인과 김암 교수는 기형으로 의심돼 낙태되는 태아를 한 명이라도 더 구하는 것이 태아치료센터를 개설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2002년 우리나라 출생아는 49만4000여명. 이보다 두 배나 많은 80여만 건의 낙태가 시행되고이중 15%가 기형이나 기형이 의심이 돼 낙태를 한다는 것이다.
태아치료는 뱃속의 아이가 기형일 때 자궁 밖으로 아이를 끌어내 수술을 하고 다시 집어넣는 첨단 의료시술이다. 서구에서는 20여년 전 시작했지만 우리나라는 생명경시 풍조와 고비용의 의료비 부담 때문에 이제 걸음마 단계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1996년부터 38건의 션트 수술을 해서 80%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션트 수술이란 태아에게 흉수나 복수가 찼을 때 관을 삽입해 물을 빼주는 시술법이다. 요도가 막혀 콩팥에 물이 차는 신수종(腎水腫)의 경우 관을 통해 오줌을 빼내고 출산 후 관을 삽입한 구멍을 봉합한다.
태아치료센터에는 산부인과.소아외과.정형외과.성형외과.소아심장외과 등 8개과 14명의 교수가 참여한다. 각 과의 전문성이 조화를 이뤄야 성공률이 높기 때문이다.
"언청이나 심장기형인 태아를 자궁 밖에서 수술을 하고 다시 집어넣는 수술도 시도할 예정입니다.언청이의 경우 태아수술을 하면 출산 후 흉터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깜쪽 같습니다.태아수술의 가장 큰 이점이지요."자궁 속에서 세포가 자라 흉터를 덮기 때문이란다.
태아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진단. 이를 위해 센터는 2억여원이나 하는 초음파기 3대를 들여놨다. 사과에 박힌 모래를 찾아낼 정도로 해상도가 좋다는 것이 김소장의 설명이다.
태아수술이 발전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산모의 인식 변화가 있어야겠지만 우선 치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김 소장은 "가까운 일본과 말레이시아의 경우에도 산전 기형이나 미숙아 치료비 전액을 정부가 부담하고 있다"며 "최근 출산율 저하로 인구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태아수술의 역할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