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님 어제가 마지막 날이였는데 이모님 가시고 난 빈자리가 너무 허전하게 느껴지네요.
첫아이때는 아이가 태어나자 마자 큰 수술을 해서 아주대에서 수술을 받아 매일 아침 저녁으로
아이를 보러 가느라 제대로 된 산후조리를 못했어요. 게다가 산후도우미 분도 첨엔 잘해주는 듯 하다가
갈수록 엉망이였고 한결같지 않았죠. 예정일이 1월 14일이였는데 둘째라 일주일 먼저 나오더군요. 2주를 조리원에서 있고
퇴실일이 하필 1월 22일 일요일(설연휴)였어요. 거기다 처음 예약할땐 2주 입주로 하기로 했는데
시어머님께서 정월 전에 본인집에서 자지 않은 사람을 정월에 재우면 안된다는 미신을 굳게 믿고 계셔서
입주로 하지 말고 출퇴근으로 하라고 하셔서 원장님과 여러차례 통화하고
원장님께서 긴 문자를 2통이나 보냈다고 하셨는데 못받아서 오해를 했었어요. 분명 전화를 해주거나 연락을
해주기로 해놓고 이렇게 기다렸는데 연락이 안오니 솔직히 그때는 좀 화가 나 있었죠.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제 핸드폰 문자 수신이 됐다가 안됐다가 그러더라구요. 원장님 오해해서 죄송해요.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1월 24일 아침이 밝았고
드디어 이모님께서 오시는 날
퇴실 후 이틀 동안 신랑이랑 나랑 그리고 큰 딸 (34개월) 과 낑낑대며 아기를 돌봤죠. 둘째인데도 불구하고
역시나 수유는 힘들더라구요. 신랑이 어찌해 줄 수 있는것도 아니고
그나마 정말 다행이였던건 큰 딸 민경이가 민선이를 괴롭히고 못살게 굴고 샘낼 줄 알았는데 너무 이뻐해줘서
다행스럽더라구요. 그 이틀 동안 수유할때 바른 자세로 하지 못해 가뜩이나 안 좋은 허리 골반이 눈물이 날
정도로 아프더라구요. 어깨며 뒷목은 말할 것도 없구요. 정말 수유할때 자세 중요하다는거 이제서야 알았어요.
이모님 아니였음 이것도 모르고 지금도 고생하고 있었을꺼에요.
음식준비를 위해 부엌으로 가셔서 이것 저것 살펴보시고는 신랑이랑 장보러 마트에 다녀오셨죠.
장보고 오신 박스를 보고는 첨엔 허걱.... 저 많은 걸 다 먹을 수 있을까 했죠..너무 잘먹는 우리 모녀 덕에 이모님께서는 둘을 산후조리 하신다면서 농담도 하셨죠. 입맛없고 질리기 쉬운 음식에 노력을 아끼지 않으시더라구요. 특히 대추차며 호박죽 단팥죽은 감동 그
자체였어요. 정말 정성 없이는 만들기 힘든 음식인데 ... 산모에게 좋다면서 해주시더라구요.
단팥죽 한그릇 이상을 안 먹는데 그렇게 맛있는 단팥죽은 첨이였어요. 울딸도 엄청 먹어댔죠.
그리고 산모는 따뜻한 국 밥 먹어야 한다며 뚝배기 부터 찾으시더라구요. 뚝배기 국과 밥도 너무 고마웠어요.
매일 미역국만 줄기차게 먹어야 할 줄 알았는데 그때 그때 달라지는 메뉴덕에 조리원 친구들은
라면 먹고 햄버거 먹을때 저는 영양 보충 제대로 잘 했네요. 지금도 냉장고엔 이모님께서 정성으로 만들어주신
음식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네요. 이모님 계시는 동안 맛있는 요리도 많이 배웠네요.
그리고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역시나 모유수유 부분이네요.
그리고 조리원 퇴실 후 집에 적응하는 동안의 스트레스로 줄어버린 젖량도 문제였죠.
잘 먹고 나서는 그야말로 떡실신해서 푹 2시간 넘게 곤히 잠들었구요.
첫아이때는 30분을 넘게 잔 적이 없어서 정말 고달펐어요.툭하면 깨고 배고픈가 싶어서 젖 또 물리고 그러면 또 자다가 또 울고 찔끔 먹으니 배고파서 또 깨고 엄마젖 물며 자는 습관되서 힘들었던거죠. 거기다 손까지 타서 내려놓으면 울고 안아주면 그치기를 반복했으니 정말 힘들었었죠. 둘째만큼은 그렇게 되면 안되기 때문에 더욱 절실했었죠. 정말 이모님을 만난게 행운이였죠. 아니였으면 또 첫애때 처럼 씨름하고 있었겠죠.
엄마들을 좀비로 만드는 밤중수유에 대해서도 잘 교육해주시고 가셨어요. 저녁 6시부터 12시까지는 많이 먹이지
말고 많이 재우지 말아야 하고 그 후엔 푹 먹여 재워라. 그리고 기저귀도 흡수가 좋은 한단계 위로 채워서 자주깨지 않게 해야 한다고 알려주셨죠. 첫애키울땐 모르고 그냥 기저귀 낮이나 밤이나 똑같은거 채워줬었는데...
아기가 얼마 먹지 않고 잠들면 엉덩이 뽀송뽀송 닦아주시고
정말 온 몸과 마음을 쏟아 정성을 다해주신 최경옥 이모님
이모님 만난 저는 완전 행운아였어요. 셋째 생각은 절대 없지만 제 친구들이나 산후도우미 알아보는 사람 있으면 열심히 소문내고 있답니다. 저랑 같은 행운을 받으라는 의미에서요.
항상 건강하시구요. 보고 싶을꺼에요. 어제 가실때 정말 눈물이 쏙 나는게 그 짧은 시간에도 정이 흠뻑 들어서 헤어지기 너무 아쉬웠어요. 나중에 시간 되시면 꼭 놀러 오실꺼죠. 사랑해요. 이모님~~ 하시는 일 항상 잘 되시고 건강하세요.
앞으로 최경옥 이모님 만나실 행운의 산모분들
이모님 정말 성심성의껏 해주실꺼에요. 물론 당연한거라고 생각 될 수도 있지만
그 마음을 알아주신다면 더 잘해주실꺼에요. 뭐든지 상대적이잖아요.
내가 잘해야 남도 나에게 잘하는 거잖아요. 그럼 산모님들도 몸조리 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