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모르고 낳은 첫 아이.
뱃속에서 태변을 왕창 눠서 6시간 진통하고 긴급수술로 아이를 낳았어요. 억울하겠죠..^^
다행히 태변을 많이 먹지않아 이 녀석은 링거 조금 맞고 바로 쌩쌩해졌습니다.
제가 문제였죠....수술한 곳은 아프고 퉁퉁 부은데다 걷지도 못하겠고.
그래서 아기 젖 물리는 일이 좀 늦어졌습니다.
낳은지 3일만에 젖을 물렸으나 제대로 빨리지도 못했는데 젖꼭지만 무지하게 아프더군요.
5박 6일 병원에 있다가 집으로 와서 선생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키도 크시고 한 덩치하시는 샘이 너무나 귀엽게 인사하시며 들어오십니다.
사실...산후조리원과 산후도우미를 고민하던 차에 제일 걱정이었던 부분이 내 집에서 내 식구가 아닌 타인과 함께 지내는 일이 불편하지는 않을까? 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고민은 기우에 지나지않았어요.
몇일 되지도않아 샘과 저는...시댁식구들 이야기하며..ㅋㅋ 무진 친해졌습니다.^^;
아이에게 젖을 늦게 물려서 그런지...신생아 실에서 젖병을 오래 빨아버릇해서 그런지...
이 녀석은 집에 와서는 젖을 물려고도 안하고 자꾸 울기만 합니다.
일명.....유두혼동이 온거죠. 에휴....
애 젖 물리는 자세도 잘 모르는 차에 유두혼동까지 왔으니...게다가 젖도 잘 돌지않으니..엎친데 덮치고..난리 부루스입니다.
그때..쨘하고 샘이 "괜찮아요. 다 할수있어요." 이러셨습죠.
그리고는 정말 하루종일 함께 고생해주셨습니다....다음날 양쪽 허벅지 안쪽에 파스를 붙이셨다는. 흐흐.
다행히 아이는 유두혼동에서 벗어나 젖을 빨기 시작했고...수술로 인해 먹은 항생제와 체질적 문제로 젖이 돌지않아 또 다시 고민고민...
그때 또..쨘하고 샘이...가슴 마사지를 해주십니다. 흐흐흐..
가슴은 아파 죽을뻔했으나 그 고생, 함께 걱정해주셨던 그 마음. 어찌 잊을 수 있을까요?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잘 챙겨먹지 못했던 삼시세끼.
너무나 화려하게 잘 먹었습니다. 알밥부터 유부초밥까지 장도 얼마 보지않으셨는데 그 재료로 버라이어티한 식단을 꾸리심에 존경해 마지않습니다.
산모는 잘 먹어야된다고 젖 잘 도는 것들을 만들어 주셨죠.
흐흐흐..정말 하루에 한번씩 화장실을 갔습니다. 거의 기적이었죠.^^ 일주일에 두번쯤 화장실갔던 과거를 생각하면 말입니다.
아이를 돌보심에도 부족함이 없으십니다.
큰 손으로 번쩍 안아서 온갖 동요를 섭렵하시며 둥가둥가 재워주시고 얼러주시는데 덕분에 저도 동요 많이 배웠습니다. 아이가 선생님의 손길을 아는지...샘이 집에 가심 울고불고 난리...샘이 오심 고분고분...
저 놈이 제 자식인데..왜 샘을 더 좋아할까요..흑!
정말 편하게 4주가 지나갔습니다.
아흑.
샘과 함께 지냈던 4주가 얼마나 편하고 좋았는지 샘 가시고 돌아오는 월요일 아침 9시.
저도 모르게 시계를 보며 샘을 기다렸습니다.
동글동글 귀여운 얼굴로 활짝 웃으시며 "은미씨 잘 있었어? 서빈이는 괜찮았어?" 하시며 들어오실것 같아서
자꾸 기다리는 마음이 생기더군요.
저가 샘이 너무 좋아서 다른 산모에게 샘을 소개했죠.
이준이 엄마도 샘을 너무 좋아해서 제게 샘 소개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도 여러차레 들었습니다.
남 소개해주고 행여 나쁜 소리 듣게 되는일도 쉬운데...샘 덕에 좋은 얘기만 들어서 감사하고 감사했습니다.
서빈이가 좀 더 크고 날씨가 풀리면 우리 맛난거 먹으러 가요.
이준이네도 델고 가겠습니다.
요새 운전을 시작하셨다고 들었어요.
항상 조심 운전하시고....살방살방 다니세요^^
서빈이 밤에 잠안잔다고 하룻저녁 함께 자주셔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그 마음 평생 잊지않고 기억할께요.
서빈이한테도 꼭...샘 얘기 하렵니다.
근데...저희 왜 사진 한장 없는거죠???
다음에 뵈면...서빈이랑 셋이 꼭 사진 한장 남겨요^^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