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호,윤호 엄마에요.
요즘 관절마다 안 아픈 곳이 없어 매일 눈물로 지샙니다.
정말 엄마의 힘으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요즘,
김명구 이모님이 절실하게 생각나서 이렇게 지면으르 인사드려요.
이모님,잘 계시나요?
큰 아이 지호가 이모님을 너무 보고 싶어해요.
저는 1월 12일 반복 제왕절개로 6박7일 병원에 있다가 수요일 퇴원했어요.
2-3일뒤 구정이 끼어 있어서 너무 어중간했어요.
본사로 문의드렸더니 아무래도 구정 끝난 수욜부터 하는게 낫지 않냐해서
구정담날부터 하기로 했는데,
주중부터 하는거라 착오가 생기면 어쩌나 하고 계속 불안해했어요.
그런데,전날 연락이 닿아서 안도할 수 있었어요.
첫 날 버스편이 어찌될지 몰라 좀 일찍 오셨더라구요.
환한 인상에,곱디고운 피부,부드러운 목소리까지 그냥 모든게 편안했어요.
낯가림 심한 저와 큰 아들, 걱정할 필요가 없었더라구요.
오시자마자 큰 아이 등원준비해 주시고, 손 꼭 붙잡고 차량까지 나가주시고, 아이버스가 가기전까지 손흔들며 기다려주시고,그냥 제가 큰 아이한테 하는 것 그대로 해주셨어요.
.
둘째낳고 큰 애한테 소홀해지는 게 젤 신경쓰였는데,
제 맘을 아시는지 저와 똑같이 진심으로 대해주셨어요.
하원하고도 아이가 놀이터에 들리자고 하면 들려주시고,
집으로 올 때도 엘레베이트로 가지 말고, 걸어올라가자고하면 기꺼이 응해주셨어요.
이모님 운동 좀 하셨을거에요.^^
하원하고 나서도,
둘째는 이모님이 놀아주시거나 재우신다고,첫째 신경쓰라고 하셔서 그나마 한두시간씩 놀아줄 수 있었어요.
진짜 엄마노릇 하기 힘들었는데 너무 감사할 따름이에요.
사실, 본사에 부탁할 때 아이를 예뻐해 주시는 분,청결에 신경쓰시는 분을 원했거든요.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켜 주셨어요.
그 외에도 입맛 없는 저를 위해서 이것저것 해주시고,
멸치볶음,호박죽,더덕무침은 진짜 맛있었어요.
제가 조미료 쓰는 걸 싫어하는데,이모님 역시 조미료 안 넣으시고어찌나 뚝딱뚝딱 맛있게 만들어주시는지 정말 좋았죠.
그리고 청소,
제가 청소,정리는 무지 하거든요. 까다로웠을텐데도 매일 청결에 신경써주셨어요.
허리아픈 제게 찜질팩도 해 주시고, 남편 와이셔츠도 깨끗이 다려주셨어요.
무엇보다도 제가 일이 있거나,신랑이 출장갔거나 하면 기꺼이 더 계셔 주셨어요.
큰 애 학예회때도 저녁 늦게까지 둘째 봐주셔서 이모 믿고 다녀왔어요.
시간이 많이 늦었는데도 인상 한 번 안 찌푸리셨어요.
정말 엄마같은 좋은 분이셨죠.
마지막날 이모님 가실때는 눈물이 나더라구요.
조리 끝나고 몇 주가 지난 어느 날,
다른 산모 조리중에 일마치고 큰 애가 좋아하는 딸기랑 떡을 사오셨더라구요.
그리고 모유수유하는 산모는 식혜 먹으면 모유가 준다는 말이 있어,
항상 수유하고 갈증나도 군침만 삼켰는데 단호박식혜 먹고싶다라는 말을 기억하고 계셨는지 그 날 호박식혜를 만들어 오셨어요.
담 날이 제 생일이었는데 정말 깜짝선물이었어요.
오신김에 밑반찬도 해 주고 가신다며 버섯야채볶음,어묵볶음 그리고 이모님 특허 멸치볶음까지 만들어 주셨고 둘째 목욕까지 다 씻겨주고 가셨어요.
이런 분이 또 어디 계실까요.
조리중도 아니었고, 보고싶어서 왔다며 정말 딸같이 손주같이 생각해주는 분 더는 없으리라 봅니다.
가실 때는 또 눈물이...
백일 즈음에 또 올게 하며 큰 애한테 약속하고 가셨네요.
이모님,너무 보고 싶어요.
몸이 힘드니 이모님이 절로 생각나요.
날 따뜻해지면 꼭 이모님이랑 주말에 맛있는 것 먹으러 갈거에요.
너무 고생 많이 하지 마세요.
나의 이모님. 늘 생각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건강하시라고,행복하시라고 기도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