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제목
수원 임점님 관리사님과의 3주. 하루하루가 위로고 감동이었습니다.
제가 원래 후기나 게시글을 쓰는 성격이 아닌데, 임점님 관리사님께 너무 감동을 받아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긴 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40이 넘은 늦은 나이에 임신을 했습니다.
다행히 병원에서는 아기가 배속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해서
임신 중에도 직장을 계속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34주에 진통이 오고 양수가 터져서 응급 제왕절개 수술로 아기를 6주 먼저 낳게 되었습니다.
이른둥이로 태어난 아기의 얼굴도 보지 못한채 집중치료실로 보내고, 1주일에 1번씩 보내주는 사진에는 아기의 조그만 몸에 온갖 기계들이 주렁주렁 달려있었습니다.
그때가 제 인생에서 가장 간절했고 두려웠던 하루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제 몸 아픈 것도 모르고 아기의 건강과 무사퇴원만을 기도했습니다.
산후조리원에서도 아기 없이 있었기 때문에, 저는 아기 안는 법도, 젖을 물리는 방법도 배우지 못했습니다. 유축만 열심히 했던 시기였어요.
다행히 3주 만에 아기가 퇴원을 하게 되고,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 가득이었지만 많이 두려웠습니다.
2.3Kg인 아기는 너무 작고 여리고, 준비기간이 없었던 저는 엄마로서 너무나 무지했으니까요.
그래서 관리사님을 뵀을 때 처음부터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쉬는 것보다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그래서 질문이 많을 수 있다고, 귀찮으실 수도 있다고..
그랬더니 관리사님께서 처음에 웃으면서 해주셨던 말씀이
“ 좋은 엄마가 되겠다는 분이 어떻게 귀찮을 수 있겠어요?
제가 아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서 알려드릴게요.
다만 지금은 산모님 마음과 건강도 다독거려야 할 때이니,
너무 무리하지 말고 하나하나 해보아요.
처음부터 잘 하는 엄마 하나도 없지만, 끝까지 못하는 엄마도 하나도 없어요.
아기는 조금 서툴러도 자기를 사랑해주는 걸 더 좋아해요.” 였습니다.
관리사님.. 아니 임점님 이모님께서는
아기 퇴원하기 전에 미리 도착하셔서, 육아용품을 다 세팅해주셨습니다.
옷도 계절별로 지금 입을 수 있는 것,
예쁘지만 시기가 안 맞아 못 입으니 교환해야 할 옷까지
아기 서랍에 차근차근 설명해주시며 정리해주셨습니다.
아기용품을 사고 선물만 받았지, 언제 어떻게 쓰이는 건지도 모르는 빵점 엄마였는데..
집의 시스템을 구축해주셨다고나 할까요?
동선의 효율성과 아기의 안정성까지 고려한 시스템..
솔직히 제 직장에 채용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이른둥이에게 모유가 좋다고 하여 직수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인큐에서 3주간 있었던 아이라 젖병에 익숙해졌는지 직수 거부가 심했습니다.
잘 안 물고 물면 뱉고, 조금 먹다가 지쳤는지 잠들고, 힘들다고 목이 빨개질 때까지 울고..
딱 50일만 먹이자. 크게 부담감이나 죄책감 가지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이때 제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엄마들이라면 이 감정을 알까요? 약간 망가진 젖병이 된 느낌..
그런데 그때마다 이모님께서 직수 자세 봐주시며, 가슴 마사지도 도와주셨습니다.
그러면서
“ 초유만 먹이면 아기 영양은 다 준거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기도 행복하다.
유축도 많이 해 놓았으니 좋은 엄마다.”라고 용기를 주셨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또 주책없이 위로를 받고 몰래 울었네요.
자존감이 떨어지면서 들었던 생각은
‘아! 나는 헛똑똑이구나.. 잘하는 것만 해봐서 똑똑한 줄 알았지, 아이 하나 편하게 돌보지 못하는 구나.‘ 였습니다.
나이도 먹을만큼 먹은 저인데도
그때마다 이모님의 이런 따뜻한 말씀에 울컥하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아기 케어를 신청한 게 아니라 아니라 산모 케어를 신청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이모님께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깨닫게 하는 말씀을 자주 해주셨습니다.
‘우리 아기가 언제 클까? 언제쯤 목을 가누고 소화가 편해질까?’를 긍긍해 하고 있으면
“ 아기가 빨리 자라기를 바라겠지만.. 지금의 이 ‘응애’하는 울음소리는 지금밖에 들을 수 없는 거다.
많이 보고 많이 들으셔라. 어느 순간에는 아기가 빨리 자라는 것이 야속할 때가 있으니 그러니 지금을 충분히 행복해 하셔라.“
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때 ‘아 그렇겠구나. 내가 지금의 행복을 놓치고 있었구나.’라고 깨달았습니다.
덕분에 아기 ‘응애’소리를 녹음해 놓았네요. 강추합니다.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
이모님께서는 다정하시고 현명하신 것뿐 아니라, 산후관리사로서의 전문성도 뛰어나니다.
굉장히 섬세하게 케어해주신다고 할까요? 위생관리도 철저하십니다.
일례로 기저귀가 밴드부분이 아래로 가게 놓아야 아기가 닿는 부분에 먼지가 적어진다.
라고까지 알려주셨습니다.
또 목욕할 때
‘아기를 속싸개에 쌓은 상태로 욕조에 누여야 아기가 덜 놀라고 안정감이 든다. 더 힘들긴 해도.. 아기에게 더 좋다.‘
라고 하시며 노하우도 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걱정될 정도로 쉬지 않으십니다.
쉬라고 말씀드려도, 안마의자에 좀 앉아계시라 해도 계속 집안일을 해주십니다.
손도 빠르시고 무엇이든 척척하십니다.
내 살림이라고 해도 이정도 못하겠다 할 정도로요.
아기가 잠들면 청소, 빨래, 설거지를 하십니다.
아기 목욕 시킨 물로 화장실 물청소도 해주십니다.
제가 하려고 하면
“ 산모님 뼈 다 안 닫혀서 안 된다. 무리하지 말아라.”라고 못하게 하십니다.
“ 아기 잘 때 자라. 육아는 길다. 안 그러면 못 버틴다.”며 조금이라도 더 자게 해주십니다.
그리고 해주시는 반찬이 다 맛있습니다.
이모님의 메추리알 장조림과 깻잎 볶음은 강강추입니다.
제가 돈이 좀 더 있었다면 반찬가게 차려드리고 싶을 정도로요. ㅋㅋ
특히 깻잎 볶음은 본인 텃밭에서 깻잎을 따오셔서 해주셨는데
약간 취나물 무침같은 맛인데 너무 고소하고 짭짤하고 맛있습니다.
레시피를 배우지 못한 게 지금의 한이랄까요?
간식까지 꼬박꼬박 챙겨주셔서, 산후조리원에서 뺀 살이 도로 다시 쪄버렸습니다.
그리고 이모님께서 우리 아기를 진짜 예뻐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모님을 엄마라고 인식하면 어쩌나 할 정도로..
아기가 알아듣지 못할 텐데도, 아이에게 예쁜 톤으로 좋은 말을 계속 해주십니다.
그래서일까요?
2.3Kg였던 아이의 몸무게가 조금씩 계속 늘면서,
제가 봐도 조금씩 살이 올라 이제는 오동토동합니다.
산부인과 의사선생님께서
‘아기 몸무게가 잘 늘고 있다. 잘 먹이고 잘 키웠다. 잘 자라고 있다.’라고 하셨을 때는
이모님과 함께 엄청 기뻐했습니다.
실은 우리 아이는 잘 게우고, 분수토도 하고, 용도 많이 쓰는 아이입니다.
저의 고민은
이 부분이 괜찮은 범주에서 심한 건지, 아니면 병원에 데려가야 할 정도인 건지를
잘 모르겠고, 유튜브를 찾아봐도 분명하지 않다였습니다.
그때 이모님께서
“아기는 온도만 안 높으면 괜찮다.
이른둥이는 보통보다 더 소화도 힘들고 용도 많이 쓴다.
정상 아가들도 용을 1년 넘게 심하게 쓰는 아이가 있다.
지금은 정상이다. 분수토를 하루에 2번 이상 계속하지 않으면 된다.“
등의 기준점을 알려주셨습니다.
저는 질문을 많이 하는 스타일인데..
이모님은 하나하나 다 대답해 주시면서도 ‘괜찮다’는 말을 많이 해주셨어요.
아! 아가 분수토에 이모님 옷이 다 젖었을 때도,
여벌의 옷을 준비해왔으니 걱정말라 해주셨을 때도 많이 감사했습니다.
아직도 잘 모르고 미숙한 저이지만,
임점님 이모님 덕에 제가 좀더 몸도 마음도 건강한 엄마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받았던 위로와 감동을 십분의 일이라도 갚고 싶어서 이 글을 올립니다.
원래 후기 이런 거 잘 안 보신다고 하셨지만
언젠가 보실 수도 있겠지요?
잊지 않고 저희 아이에게도 이모님의 감사함을 말하겠습니다.
너무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