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산이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조리원에서 나와 우왕좌왕 이틀을 보내고 관리사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남편도 육아휴직을 내어 상주를 하고 있었고, 3주라는 시간을 저희 가족 모두와 함께 보내실 분이라 사실은 걱정도 많이 되었는데 전날 미리 전화를 주셔서 간단히 인사를 나눈 덕분에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첫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오셔서 환복을 하시고 계약 관련하여 간단히 설명을 다시 듣고, 아침부터 차려주셨습니다. 장도 미리 못봐두었는데 텅텅 빈 냉장고에서 재료들을 쏙쏙 찾아서 금방 한 상을 차려주시더라고요. 아기도 너무 편하게 안겨있어서 저희 부부도 마음 편히 밥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남편과 함께 장을 보러 다녀와주셨습니다. 산모에게 필요한 영양소들을 꼼꼼히 챙겨서 한가득 장을 봐오셨어요. 가지볶음, 진미채, 스테이크 등등 빠르게 음식을 해주셔서 또 허겁지겁 먹었습니다.ㅎㅎ
그 이후에도 냉장고, 냉동실에서 재료를 쏙쏙 골라서 후딱 요리를 해주시는데 어묵탕을 하실때도 나무젓가락에 꼬치로 꽂아서 맛 뿐만 아니라 모양까지 항상 신경써주셨습니다. 그냥 어묵만 넣으셔도 된다고 했더니 본인은 항상 음식에 진심이시라고 하시며 맛있게 먹어주면 그걸로 감사하다고 하셔서 기분좋게 매 끼니를 먹었습니다. 미역국, 잡채, 김밥, 소고기무국, 배추국, 건새우볶음, 대파볶음밥, 함박스테이크 등등 빠른 손으로 뚝딱 만들어주셨어요.
또 관리사님이 직접 키우신 고구마로 맛탕도 해주시고, 무장아찌와 동치미도 만들어서 갖다주시고 이렇게 계속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듬뿍 챙겨주셨어요. 저희 부부가 간도 세지 않게 먹고 양도 적은 편인데 첫날 저희 먹는걸 보시고 다음날부터는 저희 간과 양에 딱 맞게 준비해주셨습니다. 저희는 간과 양이 맞으니 맛있게 싹싹 먹을 수 있어 감사하고, 관리사님은 맛있게 먹어주어 감사하다고 해주시고요. 저희가 요리해도 간과 양이 안맞아 매번 남거나 아쉬운데 잘 맞춰주셔서 너무 좋았늡니다!
아기 케어가 사실 제일 중요한 부분인데 첫날부터 아기에게 기분 좋은 말들을 계속 해주시더라고요. 첫 아이다보니 저희는 아무래도 어색하기도하고 무슨 말을 해야하나 싶었는데 관리사님께서 하시는 말씀들을 듣고 많이 배웠습니다. 눈코입 하나하나 칭찬부터 자다가 기지개를 펼 때, 목욕을 시켜주실 때도 부드럽고 밝은 목소리로 말씀을 건네주셨어요. 아기도 관리사님 말씀을 듣고 내가 이렇게 소중한 존재구나, 사랑받고 있구나를 느꼈을거예요. 저희도 주말에 아기 목욕시키면서 관리사님 말투로 이마 닦고~ 눈 닦고~ 하면서 기분좋게 목욕시키고 있습니다.
아기가 낮에 안자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는데 구연동화 수료증도 있으셔서 아기 책도 읽어주시고, 동요도 많이 불러주시면서 놀아주시고요. 아기가 지루할 틈이 없었을거예요.
이렇게 아기를 예뻐해주시는게 보여서 아침에 관리사님 오시면 저희 부부는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어요. 잠이 많은 저는 점심까지 푹 자고, 바람 쐬는게 필수인 남편은 한번씩 산책도 다녀오고요. 저희 시간을 가지면서 관리사님께 아기케어, 맛있게 먹은 음식 요리방법, 집안 살림 팁, 수원 맛집 정보들까지 알 수 있었는데요. 편한 마음으로 여유를 가지고 배우다 보니 점점 자신감도 생기고 있습니다.
집안 청소도 항상 청소기, 걸레, 돌돌이로 깔끔하게 청소해주시고, 아기 젖병과 쪽쪽이도 매일 몇번씩 열탕소독해서 소독기에 넣어주시고, 주방도 반짝반짝하고 그릇들도 정리정돈해주셔서 우리집 주방에 수납이 이만큼이었나 놀랐습니다. 앞으로도 잘 유지시키면서 지내봐야겠어요.
벌써 마지막 날만 남아서 아쉬운 마음 반, 감사한 마음 반으로 길게 후기를 남겨보았습니다. 박미애 관리사님, 환기창도 없는 좁은 주방에서 아기와 산모때문에 더우신데도 선풍기도 안트시고 매 끼니 맛있는 음식해주시고, 아기도 몸무게가 쑥쑥 늘어 잠깐 안기도 무거운데 꼭 안아주시고 달래주시고 예쁜 말들과 품으로 사랑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관리사님이 없이 어쩌나 걱정도 많이 되지만 그동안 알려주신 것들 잘 떠올리면서 건강하고 행복한 육아할게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